조기 정신증의 치료
약물치료
약물치료는 망상, 환각, 불안초조, 불면, 사고과정 장애, 정서증상 등의 여러 정신증 증상을 경감시켜준다. 환자가 가지고 있는 정신증 증상을 토대로 필요한 약물을 정해 서서히 증량하면, 대개 4주 정도 내에 증상이 호전되기 시작한다.
정신증의 여러 증상은 우리 뇌에 존재하는 여러 회로들이 필요 이상 활성화되거나, 아니면 필요한 만큼 활성화되지 않아서 일어난다. 그러한 것을 완화시킴으로써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해지도록 하기 위해 약물치료는 필수적이다. 종종 환자나 보호자들 중에서 약물을 쓰지 않고 마음을 편하게 다스리고 환경을 개선해 병을 치료해보겠다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물을 뿌리지 않고 불을 끄겠다고 하는 것만큼이나 무모한 선택이다. 운이 좋아서 비가 내리거나, 다 타고 탈 것이 남아 있지 않아서 불이 꺼질 수는 있겠지만 자연적으로 꺼질 수는 없는 것처럼, 이미 정신증이 발병한 뒤의 여러 증상은 반드시 약을 사용해 치료해야 한다.
일부 환자들이 정신증 치료약을 먹고 “몸이 뻣뻣해졌다”, “손발이 떨린다”, “입이 마른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런 부작용들은 다른 종류의 약으로 교체하거나 부작용 제거를 위한 약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얼마든지 호전될 수가 있다. 혹시라도 약의 부작용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보호자는 약을 무작정 끊을 것이 아니라, 증상을 조절해주면서도 부작용이 덜한 약을 찾을 수 있도록 의사에게 환자의 불편함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정신과 약이 중독성이 있고 내성이 쉽게 생긴다고 우려해 약을 함부로 줄이거나 마음대로 조절하는 것은 좋지 않다. 오히려 약을 안 먹는 것이 병의 악화를 가져오게 된다. 그 이유는 소량의 약으로도 조절될 수 있는 상태를 더 나빠지게 해서 약이 더 많이 필요한 상태로 만들기 때문이다. 또한 정신과에서 처방되는 약 중 일부 진정제나 단순 수면제를 제외한 대부분의 약은 중독성과 내성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만일 환자가 약물치료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반복적으로 약을 중단하여 재발이 자주 일어나는 경우라면 피하 데포(Depot) 주사제를 선택할 수도 있다. 데포 주사는 한 번 주사를 맞으면 종류에 따라 보름이나 한 달 정도 약물을 서서히 방출하기 때문에, 약을 잘 복용하려 하지 않는 환자에게 사용하면 치료에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러한 데포 주사제로 사용할 수 있는 약의 종류는 한정되어 있으므로 의사와 사용 가능 여부를 상의한 뒤 결정해야 한다.
증상이 호전됐다고 하더라도 약을 꾸준히 복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약물이 재발 확률을 크게 줄여주기 때문이다. 약을 복용하지 않는 경우 1년 뒤 약 절반 이상에서 재발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약의 도움을 통해 정상적인 생활에 가까워진 것이지, 병이 사라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간혹 환자들이 약을 끊고도 한동안 괜찮았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이전에 복용한 약이 체내에 수 주 정도 머무르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일시적으로 호전됐다고 해서 약을 끊는 것은 사소한 스트레스나 자극으로도 나빠질 수 있는 상황으로 환자를 내모는 행동이다. 따라서 한번 정신증이 발병하면 증상이 좋아진 다음에도 약의 도움을 꾸준히 받아야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조기 정신증의 치료 (정신이 건강해야 삶이 행복합니다, HIDO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