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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dmin
  • Dec 03,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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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약 걱정 많은 이들에게 전하는 용기의 메시지
  • 용인정신병원 이기경 의국장ㅣ정리·장인선 기자
  • 승인 2018.11.26 17:00

 

oo씨는 회사에서 직장 동료들과 갈등을 겪은 뒤 잠이 오지 않고 가슴이 두근거려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았다. 상담과 약물치료를 권유받았지만 이내 불안해 이렇게 질문했다.

“약을 한 번 먹기 시작하면 평생 먹어야하는 것 아닌가요? 중간에 끊을 수 있나요?”

필자 역시 정신건강의학과(이하 정신과) 의사로서 많이 듣는 질문이다. 처음 진료받는 환자들은 물론, 계속 진료받던 분들도 한 번씩은 꼭 묻는다.

이내 이 약이 없으면 잠을 못 자는 건 아닌지, 약이 점점 늘어 나중에는 쓸 수 있는 약이 아예 없는 건 아닌지 등 수많은 질문들을 뒤이어 쏟아낸다.

이 질문 안에는 두려움, 공포심, 경계와 불신 등 많은 의미가 숨어있는 걸 알기에 고심하며 답한다. 특히 각 개인별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똑같은 질문이라도 다른 대답을 하게 된다. 가령 조현병 같은 주요 정신질환인 경우와 일시적인 스트레스로 인한 반응 또는 불안 신경증 같은 경우는 대답이 다를 수밖에 없다.

위 질문에 대한 답은 oo씨의 예에 국한해 설명해보겠다.

우리가 약을 먹는 이유는 무엇일까? 병을 치료하거나 지금 겪는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또는 질병과 그로 인한 합병증을 막기 위해 약을 먹는다.

그렇다면 왜 oo씨에게 약물치료가 권해진 것일까? 불면으로 인해 다음날 업무 효율이 떨어지고 직장 동료들을 대할 때 가슴이 두근거리는 등 여러 문제들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겼기 때문이다.

약을 쓰면 이런 문제들이 해결될까? 수면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되고 불안증상을 호전시켜 그가 직장에서 좀 더 편안하게 사람들을 대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증상이 좋아진 후에는 약을 끊으면 될까? 아직 증상이 생겨난 원인은 좋아지지 않았다. 이 상황에서 약을 끊었을 때는 잠시 편안할 순 있겠지만 곧 다시 이전의 상황이 반복될지 모른다.

그렇다면 약을 끊기 전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바로 어떤 이유로 인해 그러한 문제들이 생겨났는지 찬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정신과 의사가 약물치료와 상담을 지속적으로 권유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정신과 의사와 상담을 지속하면서 변화시킬 수 있는 또는 변화시킬 수 없는 내·외부적 요인들을 고려해야한다. 그리고 필요한 변화들이 동반돼야 증상을 일으키는 요인들이 사라져 약을 끊어도 비슷한 상황이 생겨나지 않을 것이다.

약물은 각 개인의 불편감을 줄여주고 당장 직면해야 하는 문제로부터 일시적인 보호막을 형성해준다. 보호막이 지속적으로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여기 안에서 평생 살아야 하는 건 아닌지 두렵다고 느낀다면 보호막을 벗어났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비해야할 것이다.

그 대비책을 마련하는 일이 고될 수 있지만 외부적 요인을 변화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하고 스스로 삶의 태도를 변화시키며 이전에는 미처 몰랐던 또 다른 나를 발견하게 된다.

이로써 같은 상황이 반복되더라도 이전과는 다른 결과가 나타날 수 있고 다시금 보호막 안에 숨지 않을 수도 있다. 여기까지는 정신과 의사인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임을 밝히고 스위스의 정신과 의사 칼 구스타브 C.G. 융의 말로 글을 맺는다.

‘신경증은 그 의미를 아직 발견하지 못한 마음의 고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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