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엄마들은 너무나 바쁩니다. 육아만으로도 하루 일과가 빠듯한데, 틈틈이 집안 청소에, 삼시 세끼 밥을 차려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각종 시댁 행사에도 참여해야 합니다. 맞벌이의 경우에는 일에, 육아와, 집안일까지! 이게 정말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인지 싶을 만큼 많은 양의 일을 우리 엄마들은 해내고 있습니다. 마치 슈퍼우먼과도 같은 모습입니다.
하지만 우리 엄마들은 슈퍼우먼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과중한 일로 인해 아플 때가 많습니다. 몸은 물론이거니와 더 이상 못하겠다 싶을 때 마음도 같이 아파지기 시작합니다.
엄마가 한 가정을 책임지고 있는 현실 속, 우리들의 엄마가 무너진다면 우리 가족은 어떻게 될까요? 주부 우울증은 의외로 많은 엄마들이 경험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알게 모르게 다가온 주부 우울증, 이것이 우리 가족에게 미치는 영향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30~40대 기혼 여성들이 겪는 우울증을 '주부 우울증'이라고 합니다. 주부 우울증을 절대 간과하면 안 되는 이유는 바로 가족 구성원들 모두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파멜라 수칸 교수에 따르면, 출산 후 우울증을 겪은 엄마가 육아한 아이들의 키가 하위 10% 미만일 확률이 40%에 이른다고 합니다. 또한 공격적이고 폭력적인 성향으로 다른 아이들에게 위협을 가할 확률도 함께 높아진다고 합니다. 설마 이것 때문에 아이의 키가 작다거나, 다른 아이들도 때릴까? 하고 의심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부모의 정서는 아이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되는 법입니다. 특히 '엄마'가 아이와 많은 시간을 함께하는 가정이라면, 앞선 예시처럼 아이가 성장하는 데에 있어 여러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부부와의 관계도 원만하지 않을 가능성이 많겠죠. 엄마의 불안과 우울은 부부갈등을 야기하고 이는 가정 내 평화를 깨뜨리는 주범이 되기도 합니다.
시대가 많이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결혼생활에 있어 여성의 희생은 여전히 강요되는 편입니다. 출산과 육아, 경제활동까지 모두 해야 하는 많은 여성들. 낮에는 직장에서, 밤에는 집안일을 해야 함은 물론이고, 주말 역시 쉴 수 없습니다. 아이가 조금이라도 잘못을 하면 관심을 잘 가져주지 못해서, 혹은 훈육방식의 문제는 아닌지 자책하기도 하거나 심한 경우 남편의 외도조차도 그 원인을 스스로에게 돌리기도 합니다. 이렇게 스트레스가 쌓이다 보면, 우울증에 노출될 위험이 높아집니다.
주부 우울증은 체중의 급격한 감소 혹은 증가를 보이기도 하고, 불면증이나 과다수면을 취하게 되는 수면장애 등의 신체적 문제와 함께 삶에 대한 무가치감, 죄책감을 느끼며 모든 것에 대한 의욕을 상실하기도 합니다.
주부 우울증은 나 자신은 물론이고 사랑하는 아이와 부부관계도 악화시켜 가정 내 평화를 깨뜨리는 주범이 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이를 모두 엄마의 몫으로 맡기게 된다면 주부 우울증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주부 우울증은 가족 모두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1) ‘나’를 찾자
주부는 결혼을 하고 육아를 하면서 본래의 ‘나’를 잃어버리기 쉽습니다. 아이의 엄마로, 남편의 아내로 살아가다 보면 나는 어디에 있는 것인지 문득 의문이 듭니다. 나는 ‘나’로서 살아가야 행복할 수 있습니다. 가족들도 아내, 엄마, 며느리로서의 역할만을 강조하기보다 본연의 ‘나’를 찾아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주어야 합니다.
(2) 대화를 통해 풀자
모든 문제풀이의 핵심은 ‘대화’입니다. 마음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는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습니다. 힘든 일이나 가족 내에서의 갈등을 혼자 참고 쌓아두기보다 그때그때 대화로 풀면서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3) 취미를 가져보자
평소 관심 있던 것을 해보는 것도 우울증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악기, 그림, 운동 등 무언가 관심을 가지고 할 수 있는 것을 정해서 일주일에 한두 번이라도 나를 위한 시간을 가진다면 삶의 활력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4) 자기관리를 해보자
하루 일과가 바쁘더라도 스트레칭, 조깅, 요가, 수영 등으로 몸을 단련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몸이 건강해야 마음도 건강하다는 말은 괜히 나온 것이 아닙니다. 또 미용실을 가서 헤어스타일을 바꾸거나 네일아트를 하는 등 스스로를 가꾸는 일도 기분 전환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5) 스스로 회복하기 힘들다면 ‘전문의’를 찾아라
위의 여러 가지 노력에도 불구하고 스스로의 힘으로 회복하기 힘들다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찾아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특히 정신과 진료를 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큽니다. 사람들의 시선, 정신과 약에 대한 부정적인 오해와 편견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일정 정도 이상의 우울증은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치료를 받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치료가 조기에 이루어질수록 예후가 좋은 질환인 만큼 두려워하지 말고 나를 위해, 내 소중한 가족들을 위해 용기를 내어 치료를 시작해 보시기 바랍니다.
출처 : 용인정신병원 네이버포스트 https://m.post.naver.com/yongin_m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