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포스트] 도박중독(도박장애), 유혹의 늪에 빠지다
도박을 간단하게 정의한다면 재물을 걸고 승부를 하는 행위입니다. 이기면 경제적 이득을 얻게 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크게 잃을 수 있는 양날의 검과 같습니다. 몇 번만 더 하면 크게 얻을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을 하면서 지속하다가 그만 중독이 되어 버리는 것입니다.
도박의 종류는 카지노부터 경마, 경륜, 경정 등의 스포츠 배팅부터 우리가 흔히 사는 '복권', 즉 '로또'와 같은 것까지 매우 다양합니다. 물론 중독이 아니라 일시적 재미로 하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도박 행위로 인하여 본인을 비롯해 가족, 직업 등에 여러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제어하지 못하고 지속하게 되는 단계에 이르면 '도박중독(도박 장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정신의학회의 도박장애의 진단기준 DSM-5을 살펴보겠습니다.
- 흥분을 얻기 위하여 액수를 늘리면서 도박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 도박의 횟수를 줄이거나 중지하고자 시도할 때 불안하고 과민해진다.
- 도박을 조절하거나 중지하고자 하는 노력이 반복적으로 실패한다.
- 도박에 집착한다. (과거 도박 경험을 상기하고, 다음 도박의 승패를 예견하거나 계획한다.)
- 심리적 어려움(무력감, 죄책감, 불안감, 우울감 등)을 느낄 때 도박을 한다.
- 도박으로 경제적 손실이 있은 후, 만회하기 위하여 다음날 다시 도박을 시도한다.
- 도박행위의 상태를 숨기기 위하여 거짓말을 한다.
- 도박으로 인하여 대인관계, 교육, 직업적 문제가 발생한다.
- 도박으로 야기된 경제적 어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타인에게 돈 조달을 의존한다.
- 도박행위가 조증 삽화 및 기타 정신질환으로 더 잘 설명되지 않아야 한다.
도박중독의 특성과 중독 과정
도박중독의 가장 큰 특징은 경제적 손실이 있어도 행위를 지속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간이 길어질수록 심리적으로는 물론 전반적인 생활 또한 황폐해지기 마련인데요. 연속해서 돈을 잃어도 언젠가는 잃은 것 이상으로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도박을 멈추지 않으며, 도박으로 느끼는 즐거움을 잊지 못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러나 도박도 하루아침에 중독되는 것은 아닙니다.
도박에 중독되는 과정은 총 네 단계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1단계는 '승리 단계'입니다. 도박을 처음 시작할 때에는 보통 적은 액수로 단순히 즐기기 위한 목적이나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유희를 목적으로 하고, 액수가 적기 때문에 손실이 있어도 크게 개의치 않으며, 우연히 승리를 하였을 때의 흥분으로 베팅 액이 증가하면서 점차 도박에 대한 환상에 접어들게 됩니다.
2단계는 '손실 단계'입니다. 이때는 승리에 대해서 과장하여 표현하고, 실패를 해도 운이 안 좋았을 뿐이라고 생각을 하면서 타인에게는 거짓말을 하기 시작합니다. 또한 막대한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게 되면서도 도박을 멈추지 못하여 여러 문제가 야기되는데요. 도박에 대한 과도한 집착과 이로 인한 불안, 허탈감 등으로 성격에 변화가 생기기도 하며, 전반적인 일상생활이 어려워지게 됩니다.
3단계인 '절망 단계'는 이미 많은 것을 잃고 황폐화된 시기입니다. 가족이나 지인이로부터 지원을 받아 순간적으로 위기를 해결하고 도박을 중단하였다가 다시 도박을 지속하는 일이 반복됩니다. 또한 자금 마련을 위해 거짓말이나 불법을 저지르기도 하며, 승리에 대한 향수와 기대, 한 번이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비합리적 신념이 생기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4단계 '포기 단계'에서는 모든 일상생활을 포기하고 자기 자신에 대한 기본적인 케어도 하지 않으며 타인으로부터 받는 도움도 거부하게 됩니다. 승리 자체에 대한 환상은 사라졌어도 도박행위 자체에 대한 습관화로 맹목적인 도박이 이어집니다. 이때 신체적 질병은 물론이고 우울증, 불안장애, 물질 사용 장애 등의 정신과적 문제를 보이기도 하며, 나아가 자살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