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포스트] 적대적 반항장애, 분노에 찬 아이들
'미운 일곱 살'이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을 것입니다. 아이가 성장함에 따라 점차 자신의 가치관을 확립하고 의견을 피력하는 과정에서 양육자와의 갈등을 겪게 됨을 표현하는 말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에서 건강하고 원만하게 해결되지 않고 순간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거나 이성을 잃은 채 과도하게 분노를 표현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사소한 말에도 불같이 화를 내고 말끝마다 신경질을 내며 '아니, 싫어!'와 같은 부정적인 말을 반복하며 반항하는 아이들, 이러한 언행은 그 시기에 겪게 되는 자연스러운 감정 변화와는 무관하게 우울증, 혹은 ADHD, 불안장애 등이 함께 올 수 있는 적대적 반항장애일 수도 있습니다.
가족 내에서 주로 그 문제가 부각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만성화될 시 사회적 문제로도 번질 수 있어 더욱 주의해야 하는 적대적 반항장애, 오늘은 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적대적 반항장애의 특징적 행동
적대적 반항장애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지시를 따르기보다 이에 대해 무조건적으로 저항하며, 특히 권위적인 대상에게 적대감을 과도하게 보이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나 또래나 아랫사람에게는 이런 모습을 거의 보이지 않으며, 사회 규범을 크게 침해하는 반사회적 행동도 많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에는 이것이 적대적 반항장애인지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자신을 제어하려는 권위자인 어른과는 늘 말다툼을 하고 때론 극도의 분노를 표출시키기도 합니다. 어른들이 부탁을 해도 단호하게 거절하며, 자주 신경질을 부리는데요. 특히 집에서는 이런 행동이 더욱 또렷하게 나타나지만 학교나 다른 장소에서는 크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이를 모르고 지나가는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적시에 치료받지 않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사람들, 더 많은 장소에서 이러한 언행을 보이게 되며 대인관계는 물론 학업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적대적 반항장애가 계속되면 어떻게 될까요?
일부는 사춘기가 지나며 자연적으로 증상이 호전되어 일상생활을 하는데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다른 일부는 술이나 담배 등 물질 사용에 의존하는 경우도 있고, 우울증, 불안장애와 같은 기분장애, 품행장애, 나아가 반사회적 인격장애 등의 다른 정신과적 질환으로 이어질 우려가 높습니다.
적대적 반항장애의 진단
이 글을 읽으며 혹시 나도? 혹시 내 아이도? 하며 적대적 반항장애를 의심해 보는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아래는 미국정신의학회 발표 DSM-5 기준 표입니다. 아래 증상들을 보고 해당이 된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체크해 보시기 바랍니다.
1. 거부적, 적대적이고 반항적인 행동양상이 최소한 6개월 지속되며, 다음 중 4개(또는 그 이상)의 증상이 있다.
(1) 자주 욱하고 화를 낸다.
(2) 자주 과민하고 쉽게 짜증을 낸다.
(3) 자주 화를 내고 크게 분개한다.
(4) 권위자와의 잦은 논쟁, 아동이나 청소년의 경우는 성인과 논쟁한다.
(5) 자주 적극적으로 권위자의 요구나 규칙을 무시하거나 거절한다.
(6) 자주 고의적으로 타인을 귀찮게 한다.
(7) 자주 자신의 실수나 잘못된 행동을 남의 탓으로 돌린다.
(8) 지난 6개월 안에 적어도 두 차례 이상 악의에 차 있거나 앙심을 품었다.
2. 행동장애가 사회, 학업 또는 직업기능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한다.
3. 문제행동이 주로 정신질환이나 기분장애의 발병과정에서 발생되는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