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포스트] 건강염려증(질병불안장애), 건강에 대한 지나친 걱정
40대 지은씨는 매일 영양제를 7알씩 챙겨 먹습니다. 비타민, 철불, 오메가, 유산균 등을 매일 시간에 맞춰 먹고, 식당에 가서도 조미료가 많이 들어가 있지는 않은지, 원산지는 어디인지 하나부터 열까지 꼼꼼하게 따져보곤 합니다. 음식을 잘못 먹어 식중독에 걸리거나 병에 걸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 자신도 그렇게 될까 두려워 건강에 대하여 늘 민감한 모습입니다.
일을 하다가 머리가 아프거나 조금이라도 속이 좋지 않으면 바로 병원으로 달려갑니다. 젊은 사람들에게도 암 발병률이 늘어나고 있고 또 지은씨 친척과 조부모님 중에 위암과 폐암으로 돌아가신 분이 있어 가족력을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은씨는 이렇게 철저하게 건강 관리를 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썩 건강한 편도 아닙니다. 성격이 예민하고 짜증이 많으며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음식도 잘 먹지 못합니다. 게다가 요즘에는 이런저런 걱정과 알 수 없는 불안감으로 불면증까지 생겨 매일이 피곤합니다.
지은씨의 사례를 보면서 건강에 대한 지나친 걱정은 몸을 지키는 것이 아닌, 오히려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되기도 합니다. 오늘은 지은씨처럼 건강에 대하여 지나치게 걱정하고 불안해하는 건강염려증에 대해 자세하게 소개해 볼까 합니다.
건강염려증, 질병불안장애는 실제로 병에 걸리지는 않았지만, 신체적 증상이나 감각을 비현실적으로 과대하게 인식하여 병이 있다고 믿거나 혹은 곧 걸릴지도 모른다는 불안과 공포를 느끼는 일종의 불안장애입니다. 앞서 소개해드린 지은씨의 경우가 곧 건강염려증, 질병불안장애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주 작은 일들까지 모두 건강과 병에 연관 지어 집착하게 되고, 이는 심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병원을 찾는 사람 중 4~5%가 이 건강염려증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특별히 아픈 곳은 없지만 학업, 직장, 취업, 결혼, 대인관계 등 다양한 스트레스가 여러 신체적 증상으로 이어지고, 이에 대하여 지나치게 걱정하게 되는 것입니다. 급기야는 자신이 정말 특정 질병에 걸린 것처럼 극심한 공포를 가지게 되는데, 이 자체만으로도 또 다른 질환을 야기하기도 합니다.
건강에 대한 걱정이 지나칠 경우 여러 신체적, 정신적 문제는 물론 이로 인하여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기준은 어떻게 될까요?
- 심각한 병에 걸려있거나 걸리는 것에 대하여 지나치게 몰두한다.
- 신체증상이 거의 없거나 있더라도 매우 가벼운 수준이다.
- 건강에 대한 높은 수준의 불안감으로 자신의 상태에 대하여 쉽게 경각심을 가진다.
- 건강 관련 행동(반복적인 신체 징후 확인)을 지나치게 보이거나 낮은 치료 순응도의 회피행동(의사 예약과 병원 내원 회피)을 보인다.
- 병에 대한 몰두는 6개월 이상 지속되며, 그 기간 동안 두려움을 느끼는 질병은 변화할 수 있다.
- 질병에 대한 몰두가 타 정신질환(신체증상장애, 공황장애, 범불안장애, 신체이형장애, 강박장애, 신체형 망상장애)와 구분되어야 한다.
미국정신의학회 발표, DSM-5 진단 기준
만약 위 항목 중 상당 부분 해당된다면 건강염려증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