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포스트] 몽유병, 단순한 잠꼬대일까?
몽유병은 잠을 자던 도중 잠자리에서 일어나 돌아다니거나 이야기를 하는 등의 기이한 행동을 하는 수면각성장애의 일종입니다.
‘수면 보행증’이라고도 불리는 몽유병은 비 렘수면 상태, 즉 대뇌와 소뇌는 잠을 자고 있으나 신체는 깨어 있는 수면 중 이상행동을 하게 되는데 매우 흔한 장애로 주로 아동기에 나타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몽유병으로 인해 하는 행동들은 잠이 깬 뒤 부분적으로만 회상하거나 거의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신이 몽유병이라는 것을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몽유병은 아동의 10~30%가 적어도 1회 이상 수면 보행증 삽화를 경험한다고 하는데 사춘기에 접어들며 서서히 사라지게 됩니다. 하지만 간혹 성인기까지도 이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몽유병의 증상은 어떨까요?
몽유병이라고 하면 흔히 연상되는 장면은 잠에 취한 채 걸어 다니는 모습일 것입니다. 이는 몽유병의 대표적인 증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외에도 침대에 앉아있거나, 주변을 둘러보는 행동, 스스로 옷을 입고 혼잣말을 하며 나아가서는 운전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비 렘수면 상태로 눈의 초점은 흐릿하지만 눈을 크게 뜨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잠을 자는 도중 돌아다니는 것을 모두 몽유병이라고 진단할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번에는 어떤 경우 몽유병으로 진단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몽유병은 보통 4~8세에 흔히 시작되며, 12세 때 가장 많이 발생하고, 여아보다는 남아에게서 많이 나타납니다. 몽유병은 수면의 전반부에 주로 발생하므로 수면의 후반부에 발생하는 렘수면 행동장애와는 구분됩니다.
미국정신의학회가 발표한 정신장애 진단통계편람 DSM-5에 의하면 몽유병(수면 보행증) 진단을 위해서는 아래의 기준을 충족시켜야 합니다.
- 수면 삽화 초기 1/3 동안 발생, 수면 상태에서 돌아다니는 등의 행동을 반복적으로 보이며 무표정한 얼굴로 타인을 응시하고 다른 사람에게 반응하지 않고 깨우기가 매우 어렵다
- 수면 도중 행동을 거의 기억하지 못하고
- 이러한 삽화가 사회적, 직업적, 다른 생활영역에 현저한 고통이나 손상을 초래하며
- 약물이나 다른 질환 등에 의한 것이 아니어야 한다.
몽유병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진 바는 없습니다.
하지만 유전적 소인이 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형제나 부모 등 직계가족 중 몽유병 경험이 있다면 확률이 약 10배 정도 높다고 합니다. 또한 청소년기, 월경기, 임신기 등 호르몬의 변화가 급격히 일어나는 시기에 경험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는 호르몬에 의한 것으로 그 시기가 지나면 증상이 사라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각성제나 항히스타민제, 수면제 등의 여러 약물도 몽유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스트레스 상황에 처했을 때에도 몽유병이 찾아오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