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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dmin
  • Jul 31, 2018
  • 2635

* 본 포스팅은 용인정신병원WHO협력센터 동료지원가 양성과정 수련생의 수기입니다.

저에게는 망상이 있었습니다.

환청, 환시, 환촉... 그리고 머리를 해킹 당해서 몸에 특정한 작용(환각)이 주입되어 조종되고 있다는 망상이 있었습니다. 위협적으로 명령하는 환청대로 행동하면서 인권을 유린당한다는 생각에 하루하루가 너무 힘겨웠습니다. 그러다가 용인정신병원으로의 입원을 계기로, 저를 괴롭히던 것들이 증상임을 알게 되었고 마음 한편 이 편안해질 수 있었습니다. 굳게 믿고 있던 것들이 증상이라는 것을 쉽게 인정하기는 어려웠지만 굳이 불편해하면서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것이 회복으로의 첫 단추였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회복의 정의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병이 있더라도 스스로의 가치를 인정하고 자기관리를 열심히 하는 것, 둘째로는 주변을 살피고 도움을 주면서 모두에 행복한 삶을 꾸려 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는 것, 마지막으로 자신을 돌보아야 하는 계기로 여기고 성장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회복을 이루기 위해서는 사회에서의 절대적 가치와 상대적 가치가 잘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절대적 가치란 어느 사회에서나 반드시 지켜져야 할 가치로써 장애 유무와 상관없이 인권을 존중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자라온 환경과 성격, 경험, 가치관 등을 고려하고 개별성에 대한 수용과 존중이 상대적 가치일 것입니다. 이러한 가치들이 뒷받침될 때 회복의 문은 자연스럽게 열릴 것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큰 원동력은 회복에 대한 동기입니다.

저의 경우 일과 사회생활에서의 기쁨을 다시 얻고자 하는 마음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그래서 낮병원 '해뜰날센터'에 자발적으로 다닐 수 있었고, 그 결과 병을 통해 오히려 좋은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제 자신을 더욱 아낄 수 잇게 되었고, '일하는 청년'으로 재기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저 혼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회복을 돕는 동료지원가 수련생으로까지 발탁되었습니다. 저는 생각했습니다. 이 유기적인 세상에서 주변 사람들의 회복이 곧 제 자신의 회복도 될 수 있다는 것을.

 

 

저는 지금까지 인생을 살아오면서 중요하다고 느낀 것이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배움, 또 하나는 깨우침입니다. 배움은 여러 삶을, 그리고 깨우침은 삶에 대한 각오를 일깨워주며 저와 세상과의 탄탄한 연결고리가 됩니다. 그래서 저는 동료지원가로 살아가기 위하여 그 삶을 배우며 깨우치는 중입니다.

해뜰날센터에서의 첫날, 동료지원가로 활동하시는 분들에 대한 소개를 받았을 때에는 마치 에디슨이 처음 전구를 밝혔을 때의 그것이 아니었을까 싶은 감정이 저를 사로잡았습니다. 그야말로 '이거구나!' 강렬한 자극의 '유레카!'. 어두웠던 마음을 밝힐 빛나는 희망이었습니다. 저를 굉장히 힘들게 했고 숨기고 싶었던 병이,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제 자신을 돌아보게 했습니다.

세상에 대한 넓고 깊은 이해를 더해주는 매 순간에 동료지원가 수련생 동기들과 함께라는 사실 또한 더욱 소중했습니다. 생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행동'이 가장 중요함을 가슴 깊이 새길 수 있었고, 이제는 앞으로 제가 가는 길이 그간 배운 것이 아까워서가 아닌 동료지원가의 중요성과 책임을 현실적으로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누구보다 직접적으로 경험하였기에 진실로 지지해줄 수 있다는 점, 친근하게 함께 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회복의 여정 안에서 어려웠던 점들과 필요한 요소, 희망에 대하여 사회에 생생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점은 정신장애인들의 회복과 사회적 편견 해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 생각됩니다. 

 

시련이고, 절망이었을 '정신장애'.
그러나 저는 오히려 희망적으로 생각했습니다.

제가 회복의 성공사례로 앞으로의 삶을 살게 된다면 매우 뜻깊은 인생이 될 것이라고, 모든 순간이 많은 배움과 깨우침의 '유레카!'일 것이라고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성장의 기회를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와 존경을, 특히 동료지원가 수련생 동기 분들에게도 사랑을 보냅니다. 그리고 다음 기수의 동료지원가 수련생 후배분들을 만나게 된다는 가정 하에 이 말을 남기고 싶습니다.
빚을 내서라도 일단 배우시라고. 그만큼 더 많은 분들이 저와 같이 배움을 통하여 스스로의 가치를 발견하고 희망적인 삶을 살아가시길.. 그리고 그 이유는 해보면 아실 거라 자부합니다. 기대하시라!

 

 

http://naver.me/xKGjHfAJ

 

 

출처 : 용인정신병원 공식 네이버포스트 https://post.naver.com/yongin_m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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