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가을, 대기업에 입사한 후에는 지금의 아내를 만나 결혼하였고 약을 임의로 끊었습니다. 예쁜 아들과 딸이 탄생, 직장에서의 승진을 거듭하며 저는 그 행복이 오래 지속될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2003년 겨울, 재발하였습니다. 약 2년간 입원하였다가 퇴원 후에는 주거시설에서 지내면서 사회복귀시설을 다니기도 했습니다. 의욕적으로 수차례 취업에 도전하였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저도 점점 의욕을 잃게 되었고, 우울증이 심해져서 입원을 반복하였습니다. 더는 안되겠다 싶어 다시 마음을 잡았지만 이번에도 역시 취업을 할 수 없었습니다. 아이들이 커갈 때 제대로 된 아버지 노릇을 못 하고, 아내에게 용돈을 타서 쓰는 자신이 너무 싫었습니다.